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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162.240.175) 조회 수 5216 댓글 2




* 음악에 대한 한없는 애정을 가지고 계신 조국건님의 배려에 항상 감사드리며, 그 정성에 대한 작은 보답으로서 졸문을 올린다.



곡명 : Tarantas
연주 : Sabicas


위 연주에 대한 보다 자세한 소개는 아래 링크를 참조바람.

http://www.guitarmania.org/z40/zboard.php?id=Fla_Music&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285






며칠 전 미국의 조국건님으로부터 보내온 CD가 사무실로 배달되었다.

반가운 마음에 포장을 뜯으니 “Duende”라는 타이틀의 3장짜리 CD.

스페인 특유의 물망울 무늬가 인쇄된 CD 슬리브에는 3장의 CD와 48 Page에 달하는 고품격의 컬러판 Booklet이 들어 있어 기대감에 부풀게 했다.

문득, 예전에 EMI에서 발매되었던 로스트로포비치의 무반주 첼로조곡(물론 바흐의)이 생각났다.

이 음반은 달리(S. Dali)가 그린 펜화(로스트로포비치가 첼로를 연주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와 두툼한 Booklet, 그리고 비디오 테이프까지 들어있는 호화장정으로서 우리나라에도 여러 세트가 들어왔었는데 그걸 몇 세트 구해서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께 선물로 드린 적이 있었다.

과거 LP시절에도 이러한 호화장정이 있었는데 음반 매니아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브림이 연주한 류트 음반 중에도 소리아 시리즈(Soria Series)라는 호화장정이 있는데 이 시리즈는 RCA사의 부사장으로 있던 Dario Soria의 이름을 걸고 제작한 고품격의 LP로서 애지중지 소장하고 있다.



이 대목에서 요즈음에 발매되고 있는 CD에 대해 불만 한마디 늘어 놓고 넘어가고자 한다.

콤팩트한 사이즈의 CD는 그 크기부터가 믿음성이 부족한데다 깨알같이 작은 글씨에 얇은 Booklet – 심지어 딸랑 표지 그림 1장만 있는 경우도 있는데 대개의 경우는 해적판이다 – 을 보고 있노라면 슬며시 화가 치밀어 오른다.

음반은 기록인데 이렇게 무성의할 수 있단 말인가.

연주 내용을 떠나 얇은 Booklet은 도대체 믿음이 가지 않는다.

더구나 녹음 년도나 연주 내용에 대한 데이터가 부실한 음반들도 많다.

이런 음반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구매하지 않지만 15000원 전후의 음반가격을 생각하면 충실한 Booklet은 이제 소비자의 당연한 권리로 인식되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이 음반은 “Duende”라는 타이틀 아래 “The Passion & Dazzling Virtuosity of Flamenco - From Traditional Masters to Gypsy Rock”이라는 부제목이 붙어 있다.

죽음을 연상케 하는 신들린 듯한 바일라오라(Bailaora, 무희)의 눈빛에서 느껴지듯이 “Duende”는 스페인어로 ‘귀신’이라는 의미인데 “플라멩꼬의 예술혼” 정도의 의미로 받아들이면 크게 무리가 없으리라 본다.

1번 디스크는 “Passion”, 2번은 “Magic”, 3번은 “Exploration”이라는 이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Passion”에서는 깐떼(Cante, 노래)를, “Magic”에서는 또께(Toque, 기타)를, “Exploration”에서는 플라멩꼬의 새로운 흐름을 소개하고 있다.

특기할 만한 사항은 이 음반의 Producer를 앙헬 로메로(Angel Romero)가 맡았다는 것이다.

앙헬이 이처럼 플라멩꼬 음반을 기획한 것이 처음은 아니다.

필자가 예전에 소개한 Gerardo Núñez의 “Calima”라는 앨범에도 앙헬이 참여한 바 있다.

http://www.guitarmania.org/z40/zboard.php?id=Fla_Music&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269

아니 “Calima”라는 음반이 1998년에 나왔으니 1994년에 나온 이 음반이 먼저다.

게다가 앙헬은 이 음반에서 플라멩꼬에 대한 여러 글들을 직접 영역(英譯)하여 수록하고 있다.

산뜻한 구성의 이 음반은 플라멩꼬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플라멩꼬의 새로운 트렌드를 소개함으로써 이 3장의 음반으로 플라멩꼬의 윤곽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스페인 출신의 기타리스트로서 플라멩꼬 예술에 대한 이해 없이는 기타음악의 온전한 모습을 그릴 수 없다는 생각이 이 음반을 기획한 동기가 아니었나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사실 그 동안 플라멩꼬 기타음악을 접하면서 느끼는 것은 플라멩꼬 기타는 클래식 기타만큼이나 넓은 또 다른 세계가 존재한다는 점이며, 클래식 기타의 경우 세고비아와 예페스 이후 유럽이나 남미의 세에 다소 밀린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지만, 스페인에는 무수히 많은 플라멩꼬 기타리스트와 명인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오늘날의 스페인 기타계에 대해 섣부른 재단을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스페인이 간직한 기타음악의 자산은 절대로 간과해서는 안되며, 마르지 않는 우물과도 같은 음악적 자산은 스페인 기타음악의 미래가 밝을 것임을 예고해주고 있다.

앙헬은 플라멩꼬 음악이 변방의 민속음악으로 머무르지 않고 세계인들로부터 각광을 받는 날이 올 것임을 이 음반의 기획을 통해 플라멩꼬 음악에 대한 바램과 염원을 담고 있는 것이다.



음반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1번째 CD는 깐떼(Cante, 노래)를 담고 있는데 앙헬은 스페인의 “La Caña”라는 플라멩꼬 전문 잡지에 실린 Balbino Gutierrez의 글을 영어로 번역하여 Booklet에 담고 있다.

“Flamenco Singing a Living Art”라는 제목의 이 글은 플라멩꼬에 얽힌 역사는 물론 장르별 주요 포인트, 그리고 깐떼의 명인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 음반에 수록된 깐따오레스(Cantaores, 플라멩꼬 가수들)를 소개하면 Luis de Cordoba, Jose Menese, Enrique Morente, Camaron de la Isla, El Indio Gitano, El Polaco, Lole y Manuel, Diego Carrasco, Ramon El Portugues, Susi, Diego “El Cabrillero”, Duquende, La Nina de los Peines 등이다.

불과 CD 1장에다 대표성을 가진 명인들을 소개하는 것만으로도 벅차는 일이라 많은 명인들이 빠져 있음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이 한 장의 음반으로 깐떼의 매력을 담는 데 부족함이 없다.



2번째 CD는 또께(toque, 기타연주)를 담고 있는데 앙헬은 Paco Sevilla의 글을 영역하여 Booklet에 담고있다.

이 음반에 실린 명인들의 연주는 제가 예전에 대부분 소개했기 때문에 눈에 익은 사람들일 것이다.

그 면면을 소개하자면 Tomatito, Paco de Lucia, Gerardo Nunez, El Viejin, Manolo Salucar, duardo Rodriguez, Enrique de Melchor, Losadas, Sabicas, Agustin Carbonell “Bola”, Pepe Habichuela, Rafael Riqueni, Ramon Montoya, Manuel Iman 등이다.



3번째 CD는 플라멩꼬의 새로운 흐름을 소개하고 있는데 Ricardo Pachon의 “Flamenco Today”라는 글(Debra Garber가 영역)을 Booklet에 담고 있다.

Ricardo Pachon은 1960년대 이후 시작된 “Nuevo Flamenco(새로운 플라멩꼬)”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선두주자로서 Camaron de la Isla나 Pata Negra 등의 음반 Producer로 활동했으며 “La Caña”라는 잡지에 기고한 글을 통하여 Nuevo Flamenco의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수록된 아티스트들은 Jaleo, Karakatamba, Ketama, Ketama/Toumani, Tino di Geraldo, Amalgama, Chano Dominguez, Ray Heredia, Elementales, Radio Tarifa, Stunz & Farah, Willi Gimenez & Chanela 등이다.

이 음반이 출시된 시점이 1994년임을 감안하면 이후 10여 년간의 변화를 담고 있지 못한 게 다소 아쉬운 점이다.

이에 대해서는 차차로 소개하겠다.



이 음반은 새로 녹음한 음반이 아니다.

과거에 발표되었던 음반에서 골라서 추린 옴니버스라 새로움은 없다.

하지만 플라멩꼬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좋은 길잡이를, 매니아 층에겐 앙헬의 플라멩꼬에 대한 시각을 느낄 수 있게 해주므로 좋은 공부거리가 된다.

음반은 하나의 상품이므로 외양에서부터 내용에 이르기까지 음반을 기획한 자의 의도가 느껴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의도가 느껴지지 않는 음반은 재미가 덜하다.

연주 내용만 좋으면 그만이라는 안이한 태도는 기획자가 문제의식이나 방향감각을 상실한 사람일 가능성이 높아 그다지 유쾌하지 못하다.

기획자는 “넌 왜 이 음반을 냈니?”라고 물었을 때 분명하게 답을 할 수 있어야 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으면 더 말할 나위가 없겠다.

이 음반에서는 앙헬이 기획하면서 느꼈을 플라멩꼬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의 방향에 대해 고심한 흔적이 읽혀진다.

게다가 플라멩꼬 비평가의 글들을 직접 번역하여 싣는 등 플라멩꼬라는 장르를 이해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더구나 이 음반은 호화장정으로 소장하는 이에게 더 없는 기쁨을 준다.  
Comment '2'
  • 콩쥐 2007.05.03 12:30 (*.80.15.161)
    저도 이 음반듣고 깜짝 놀랐쟈나요....이런 음반이 다 있나하고....
    하여간 조국건님은 "기타문화탐구가" 예요......

    그리고 1000식님의 글은 어지간한 음반 속지보다 더하네요...ㅋㅋㅋ
  • strfelhawk 2007.05.03 15:50 (*.1.167.155)
    e
    읽어보니 명문이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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