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플라멩코 기타를 좋아하는 이유.

by 쏠레아 posted Jan 09,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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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민적인 음악이다.
음악에도 부르조아-프롤레타리아가 있다고 치면 플라멩코는 분명히 프롤레타리아의 음악이다. 우리나라만 봐도 그렇다. 미천한(?) 백성들은 악기 구경하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기껏 구경하는 악기란 장구, 꽹가리, 그리고 태평소라 부르는 피리 정도. 그러나 대궐 연회장에서 연주되는 정악(아악)에는 별의별 악기가 다 나온다. 서양 오케스트라 뺨친다. 그리고 가야금 같은 고급악기는 양반네들이나 기방에서 즐겼던 악기다. 플라멩코 또한 마찬가지다. 악기가 없어 손뼉으로 장단을 맞추고 아무 것이나 손에 잡히는 대로 두들겼다. 플라멩코 기타 또한 어떻게든 싸게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사실 나의 정치적 성향도 소위 좌파적이다. 그래서 그런가?

2. 이론이 필요없다.
플라멩코 기타는 악보조차 없었다고 한다. 그저 스승과 제자 사이에 말로 행동으로 전해졌다 한다. 스승이 없으면 또 어떠랴. 그저 듣고 보는 것으로 즐길 수 있고 따라할 수 있었다. 복잡한 음악 이론 필요없다. 그저 마음으로 느끼면 되는 것이다. 물론 플라멩코 전문 연주가가 되려면, 게다가 스페인 집시가 아닌 사람이 그렇게 되려면 이론도 알아야 하고, 좋은 스승 만나 정확하고 철저하게 배울 필요는 있다. 그러나 나는 오로지 플라멩코를 즐길 뿐이다. 철저하게 플라멩코적일 필요 또한 없다. 난 그러한 자유가 오히려 더 플라멩코적이라 생각한다. 아직 우리나라에 골프가 서민운동이 아닌 이유가 무엇일까? 돈도 아직은 많이 들지만, 어설프게 쳐서는 남들에게 비웃음 사기 딱이기 때문에 그렇다. 골프 좀 치려면 제대로 배워야 한다. 골프치는 사람들 또한 그걸 자랑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축구는 안 그렇다. 동네 조기축구 하는 사람들 축구 코치에게 따로 돈내고 배우는 사람 거의 없다. 그저 웃고 즐기며 공 좀 잘차는 사람 있으면 흉내나 내고 그런다. 난 플라멩코를 축구라 생각한다. 골프가 아니라...

3. 시끄럽다?
클래식 기타의 단점 중 하나가 음량이 작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전까지 일반 클래식 기타를 치고 있으면 식구들 다 졸려서 잤다. 자장가 같다고 했다. 돌아가신 우리 어머니가 생각난다. 뭘 그리 색시마냥 똥땡거리기만 하느냐고. 텔레비전에 나오는 것처럼 신나게 칠 수 없냐고. 그런데 지금은 온가족이 시끄럽다고 난리다. 하기사... 음악의 주요소는 물론 가락과 리듬이다. 그 둘 중 나같은 무지한 서민들에겐 리듬이 더 중요하고 재미있다. 술먹으며 젓가락 장단 맞추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가? 플라멩코는 리듬이 살아있다. 라스게아도 리듬으로만 이루어진 콤파스도 많이 나온다. 한마디로 신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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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매냐에 플라멩코 게시판이 생긴 후 그래도 열심히 게시물 올렸다.
목적은 단 하나, 플라멩코를 소개하기 위함이다.

혹시 이 게시판에 플라멩코 전문 연주가분이 나타나서 가끔 가르침을 주신다면 모를까,
이 게시판을 이용하여 플라멩코를 배운다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플라멩코 기타가 뭐지?
나도 한번 플라멩코 쳐볼까?
플라멩코 주법을 익혀서 기존의 클래식에 활용해 볼까?
....
그러다 진짜 플라멩코 제대로 연주해 볼 생각이 나면
오프라인에서 선생님 모시고 제대로 배우시길 권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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