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 전공자들에게는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올 여름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최고의 바이올린 스승인 김영욱 교수의 지도를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해부터 서울음대 서양음악연구소에서 시작한 ‘김영욱의 서머 뮤직 아카데미’가 올해도 7월 30일부터 12일간 열린다. 대학교수의 지도를 받을 기회가 거의 없는 어린 학생들이나 졸업 후 유학을 준비하는 음악인, 방학 중에 집중적으로 레슨을 받기를 원하는 대학생, 그리고 큰 연주회를 앞둔 기성 음악인들 모두에게 더 없이 값진 기회다. 국내외로 활발한 연주활동을 해온 김영욱 교수가 서울음대로 부임해온 지도 올해로 벌써 4년째. 그동안 후진 양성에 몰두해온 김영욱 교수의 음악교육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았다. -지난해부터 서머 뮤직 아카데미를 이끌고 계십니다. 참가 대상이 중고등학생에서부터 일반인까지 매우 폭넓은데요, 이번 아카데미를 시작하시게 된 동기와 취지는 어떤 것입니까?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쳐보니 방학이 너무 길고 학습 기간이 짧아서 학생들이 충분히 공부하는 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시험 기간을 제외하면 한 학기에 3개월 정도인데 이 기간에 서너 곡 익히기도 힘들어요. 그래서 여름에 2주간이라도 학생들이 더 공부할 수 있도록 하자는 뜻에서 이번 아카데미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이미 학교를 졸업해서 연주자로 활동하거나 유학을 준비하는 음악인들에게도 이번 아카데미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 선생님의 레슨 방식이 궁금합니다. 학생들마다 문제가 다 다르기 때문에 정해진 방식은 없지만, 기본적으로는 학생들이 악보에 있는 음표와 악상기호에 충실히 따르면서 작곡가의 의도를 생각하도록 유도합니다. 예를 들어 악보에 ‘pp’ 라고 써있다면 그 pp가 어떤 pp인지, 또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생각하도록 하지요. 그런 고민과 상상력이 좋은 연주의 출발점입니다. - 바이올린은 연주하기 어려운 악기입니다. 바이올리니스트에게는 기술적인 문제가 항상 있는데 어떻게 하면 이런 어려움을 잘 극복할 수 있을까요? 물론 사람에 따라 왼손이나 오른손의 나쁜 버릇이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술적인 문제’는 ‘음악적인 문제’이기도 합니다. 손가락이 안돌아간다고 해서 아무 생각 없이 반복연습만 한다면 하루 24시간을 연습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음표 하나하나의 가치와 기능이 다르고 프레이즈 하나하나의 방향과 목표가 다른데, 그런 것들을 고려하지 않은 연습은 아무 의미가 없지요. 기술적인 문제도 이 음악이 어떤 것인지를 생각하고 풀어나간다면 의외로 쉽게 해결될 수 있습니다. - 독주자뿐만 아니라 실내악 연주자나 오케스트라 플레이어를 꿈꾸는 학생들의 경우 특별히 다른 연주법을 배울 필요는 없을까요? 사실 바이올리니스트가 완전히 독주만 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바이올린콘체르토도 오케스트라와 함께 하는 실내악이고, 바이올린소나타 역시 피아노와 함께 하는 실내악입니다. 바이올린 혼자서 하는 음악은 거의 없어요. 그래서 독주자가 되건 오케스트라 플레이어가 되건, 어릴 때부터 체계적인 앙상블 훈련을 하는 것이야말로 훌륭한 바이올리니스트가 되기 위한 필수 과정입니다. 바이올린 소리는 음악 전체로 보면 하나의 성부인데 그것을 혼자서만 연습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다른 악기 소리를 듣지 않고 혼자서 일방적 으로 연주한다면 자기 하고 싶은 말만 혼자서 떠드는 것이나 마찬가지에요. 서로의 소리를 듣고 소통하며 대화를 나누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음악입니다. -좋은 음악가가 되기 위해서 열심히 연습하는 것 이외에 또 어떤 것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음악은 인간의 정신과 감정의 표현입니다. 인간의 다양한 감정들, 예를 들어 사랑과 헌신 열정 같은 것들을 음악으로 표현할 수 있으려면 인생을 폭넓게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겠죠. 여기서 몇 년째 한국 학생들을 지도해보니 우리나라 학생들은 어릴 때부터 콩쿠르와 입시만을 목표로 혼자서만 연습하기 때문에 중학교 때부터 대학교 때까지 생활의 변화가 거의 없더군요. 그만큼 인간의 많은 감정을 경험할 기회가 적다는 것인데, 그것은 음악 표현을 위한 상상력 개발에 별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음악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좀 더 인생을 폭넓게 경험했으면 좋겠습니다. 서울음대 뉴스레터 제1호 글: 최은규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 (1947-)
* 수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0-05-27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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