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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린 마라톤에 도전”

[문화일보] 2007년 10월 17일(수)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31). 서울대 최연소 임용 교수로 힘과 기교가 뛰어난 정열적 연주자로 유명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대중과 함께 호흡하는 재치있는 아티스트로 더 기억된다. 올 1월초 호암아트홀 신년음악회에서 그가 드보르자크의 현악6중주를 연주하던 중 묵직한 2악장 ‘둠카(만가·輓歌)’가 끝나고 잠깐 쉬는 악장 사이에 객석에서 휴대전화 벨소리가 울렸다.

아이러니하게도 드보르자크의 ‘유모레스크’였다. ‘범인(?)’은 자수하지 않고 벨소리를 그냥 두어 공연분위기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었다. 그때 백 교수는 재치있게 유모레스크를 연주,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객석이 자연스럽게 정리된 가운데 경쾌한 3악장 푸리안트 프레스토(Furiant presto)’가 이어져 한층 즐거운 콘서트를 만들었다(문화일보 1월17일자 27면 참조).
그가 20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금호아트홀에서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곡 6곡과 이자이의 무반주 바이올린곡 6곡 전곡을 하루에 완주하는 ‘고독한 마라톤’ 무대를 갖는다. 공연에 앞서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그의 연습실을 찾았다.

“바흐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저와 숨쉬는, 저의 초석이 된 작곡가입니다. 이자이는 바흐를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좋아한 작곡가입니다. 바흐가 무반주 바이올린 곡 6곡을 쓰자 자신도 무반주 소나타 6곡을 쓸 정도지요. 이자이는 자신의 테크닉을 자랑하려고 쓴듯 연주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바흐 작품이 연주하기 더 어려워요. 하이포지션도 없지만 반복적인 음색을 제대로 전달하려면 훨씬 더 많이 생각하고 절제해서 표현해야 하니까요.”
백 교수의 거침없는 해설은 명쾌하게 다가왔다. 이자이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6곡은 각각의 연주악파를 위해 옴니버스 형식으로 만들어진 난해한 곡들로, 작곡 당시 각기 특성이 다른 6명의 바이올리니스트에게 헌정됐다.

그는 이번 공연을 ‘마라톤’에 비유했다. 관현악 협연이나 피아노 반주와 함께하는 공연에 익숙한 바이올리니트스로서 바이올린 음색 하나만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곡인 소나타 1~3번과 파르티타 1~3번 전곡을 하루에 연주하는 것도 사실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거기에 어렵기로 소문난 이자이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6곡까지 함께 하루에 소화해야 한다.

“당초 이틀에 하려 했는데 그냥 하루에 밀어붙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걱정이 돼 잠이 안오네요.”
백 교수는 그래서 매일 연주곡 전곡을 한 번씩 ‘만진다’. 이날 연습은 파르티타 3번으로 시작했다. 편안한 느린 춤곡이 오피스텔 공간을 뚫고 나갈 듯 울렸다. 그 작은 악기가 어찌 그런 큰 소리를 아름답게 만들어 내는지 놀랍다.

“피아노 평균율 같이 손가락을 풀어주는 거지요. 음식 코스로 치면 소화를 돕는 샐러드 같다고 할까요. 연주 때는 이보다 빠르게 하는데 연습은 느리게 시작합니다.”
그는 이어 바흐의 소나타 3번 3악장 라르고를 잡았다. 파르티타와 달리 우아하고 장중하게 흐른다.

“바흐는 화성, 리듬, 프레이징(phrasing·악구·樂句)이 비슷합니다. 푸가의 경우 성을 쌓는 기분이지요. 소리의 재료도 좋아야 하고 작은 벽돌을 하나 하나 쌓아 올려가듯이 치밀한 구성력이 필요해요. 좋은 소리와 스타일, 품위까지 만들어내야 하니 정말 힘이 들어요. 체력은 자신 있었는데 이제 걱정이 되네요.”
백 교수는 이번 공연이 “너무 학구적이어서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도 걱정”이라면서 “그래도 필요한 음악이니 저나 관객이나 모두 도전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전곡연주를 계속하고 싶다”며 “내년초 음반도 하나 내고, 브람스, 프랑스 소나타 등 손가락 돌아갈 때 열심히 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도 밝혔다.

공연은 이날 오후 3시에 바흐 3곡, 이자이 3곡을, 오후 7시30분에 나머지 3곡씩을 연주한다.

커티스음대와 줄리어드 음대, 그리고 프랑스 최고연주자과정을 끝낸 백 교수는 1995년 시벨리우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1998년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2001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등에서 연이어 입상, 실력을 인정받은 뒤 2005년 서울대 음대 최연소 교수로 임용돼 화제를 모았다.
김승현기자 hye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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