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엄하게 죽을 권리 - 연명치료거부사전의향서
공감가는 부분이 있어서 가져왔습니다.
한의사 한일수라는 분의 글이라고 하네요.
-
존엄하게 죽을 권리
제목이 좀 거창하다. 그냥 품위 있게 죽을 권리, 내지는 곱게 죽기 정도로 새기면 되겠다. 병원 밥 몇 년 먹어 보면 안다. 세상에서 가장 가혹한 죽음은 연명치료 끝에 죽는 것임을. 회생 가능성이 없으면 무조건 병원에서 나와야 한다. 집이든 요양소든 어디라도 좋다. 병원만 아니라면.
혈관마다 주렁주렁 링거 달고, 코에는 산소 줄 끼고, 똥오줌은 받아내고, 여기저기 생명징후 체크하는 단자 달고, 그렁그렁 가래 끓는 소리 하다 죽는 거 말고, 그냥 자리보전하고 누워서 며칠 고생하다 조용히 갈 수 있다면 어디든 안 좋으랴.
의식이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끔찍한 게 중환자실 또는 응급실에서 죽는 것이다. 술 취한 보호자가 의사고 간호사고 아무나 붙잡고 씨발 조팔 욕해대고, 형제자매끼리 멱살잡고 쌈박질한다. 아버지 네가 맡아라, 장남은 죄졌느냐, 선산 땅은 내거다, 실제로 겪어보면 지옥도가 따로 없다. 그런 데다 재수 없으면 하루에도 몇 명씩 죽어나가는 그 곳, 똥오줌 냄새에 아무리 소독하고 청소해도 지워지지 않는 컴컴한 죽음의 냄새 가득한 중환자실에서 정말 죽고 싶을까.
난 아버님이 대퇴골두의 무혈성괴사라는 병명으로 1년 상관으로 양쪽 고관절 모두 수술을 받고 오신 92년, 형님 누님들 앞에서 이렇게 말했다. 제가 힘껏 치료해서 아버님이 편하게 지내시도록 해보겠습니다. 병원에서 임종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는데, 이유는 이러저러 합니다. 손위 형제가 모두 동의하셨기에 그 뒤로 6년 동안 아버님은 집에 계셨다. 세 번 정도 걱정스러운 상황이 왔지만, 다행히 잘 넘길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당신 스스로 곡기를 끊고, “큰 애 불러라.” 하셨을 때 나는 눈물로 형에게 전화를 걸었다.
물론 내가 한의사란 사실, 그것도 병원에서 수련의 생활을 모두 마친 한의사란 특수한 상황 때문에 할 수 있었던 일이다. 집에서 초상을 치를 수도 없는 요즘 아닌가. 그래서 내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병환이 깊으면 당연히 병원으로 모셔야 한다. 그런데 의사들이 회생 가능성이 없다고 하면 굳이 연명치료를 할 필요는 없단 말이다.
의사가 생명유지장치를 제거하면 살인죄가 성립한다. 게다가 거대자본이 투입된 병원에서 월급받는 의사가 자발적으로 보호자 돈 아껴주려고 퇴원 권유하리라고 기대할 수 없다. 그래서 의식이 멀쩡할 때 연명치료거부사전의향서란 걸 작성해둬야 하는 거다. 자손들 걱정도 덜고, 나는 존엄하게(곱게) 죽을 권리를 지키기 위해.
출처 : https://www.facebook.com/kepsylon/posts/921315021254162
-
Read More
최동수 자서전에서 - 4
Date2015.01.04 By최동수기타 Views4586 -
Read More
최동수 자서전에서 - 5
Date2015.01.05 By최동수기타 Views4012 -
Read More
최동수 자서전에서 - 6
Date2015.01.05 By최동수기타 Views4586 -
Read More
최동수 자서전에서 - 7
Date2015.01.05 By최동수기타 Views6266 -
Read More
최동수 자서전에서 - 8
Date2015.01.05 By최동수기타 Views4474 -
Read More
최동수 자서전에서 - 9 - 마지막
Date2015.01.05 By최동수기타 Views4963 -
Read More
죠지벤슨-당신의 사랑을 되돌려요
Date2015.03.02 By조지 Views6337 -
Read More
그 소년이 IS로 향한 이유
Date2015.03.03 By꽁생원 Views6149 -
Read More
일루미나티
Date2015.03.04 By일루미나티 Views6149 -
Read More
신세계 시작에 얽힌 비밀
Date2015.03.05 By신세계 Views3913 -
Read More
애덜은 집에
Date2015.03.05 By콩쥐 Views2498 -
Read More
한국 프리메이슨에 대한 Q&A
Date2015.03.05 By프리메이슨 Views6076 -
Read More
프레이저 보고서
Date2015.03.06 By프레이져 Views5187 -
Read More
(웃음치료) 웃다가 살아난다네...ㅎㅎㅎ
Date2015.03.06 By시골농부 Views5788 -
Read More
사랑을 그대품안에
Date2015.03.08 By추억 Views5645 -
Read More
강원도 사시는분 계십니까?
Date2015.03.10 By강원사랑 Views6352 -
Read More
무상급식 찬반논쟁
Date2015.03.11 By복지 Views5841 -
Read More
일루미나티 회원이 만든 음악
Date2015.03.13 By일루미나티 Views5860 -
Read More
일루미나티와 한류
Date2015.03.13 By일루미나티 Views5587 -
Read More
로스차일드와 케이팝
Date2015.03.13 By로스챠일드 Views3877 -
Read More
국회의원 강동원 ― 18대 대선은 개표조작이었다
Date2015.03.17 By국회 Views6224 -
Read More
한식 세계화
Date2015.03.18 By한식 Views6559 -
Read More
김치, 된장과 암의 상관관계
Date2015.03.18 By한식 Views6603 -
Read More
젤리
Date2015.03.20 By콩쥐 Views5581 -
Read More
니가 가라~중동
Date2015.03.21 By중동건설 Views6221 -
Read More
해외 자원 캐랬더니 '뒷돈'만 캤나?
Date2015.03.21 By자원외교 Views6216 -
Read More
85세 워렌버핏식 건강법
Date2015.03.22 By건강법 Views5084 -
Read More
홍준표의 증명서
Date2015.03.22 By무상 Views6352 -
Read More
결혼정보회사와 클래식하는 남자와의 관계
Date2015.03.22 By결혼정보 Views3391 -
Read More
고전모임(한문)
Date2015.03.23 By수 Views4242 -
Read More
이재명 시장 홍자사에게 공개토론 제안내용
Date2015.03.23 By공개토론 Views2882 -
Read More
화담 서경덕
Date2015.03.24 By수 Views4542 -
Read More
U-571
Date2015.03.24 ByU-571 Views3231 -
Read More
대한민국=팔레스타인?
Date2015.03.26 By행복 Views3209 -
Read More
홍준표는 헌법파괴 국헌문란자
Date2015.03.28 By준표생각 Views3197 -
Read More
홍준표 지지자들이 모르는 몇가지
Date2015.03.29 By지지자 Views5764 -
Read More
올빼미의 정숙(靜肅) 비행 능력
Date2015.03.29 By꽁생원 Views6225 -
Read More
기타와 잘 어울리는 하모니카 - Dash -
Date2015.03.30 By시골농부 Views6220 -
Read More
난 항상 혼자다
Date2015.03.31 By뮤턴트 Views6517 -
Read More
세월호 유족 합의금 8000만원?
Date2015.03.31 By8000만원 Views6426 -
Read More
자동차 급발진 원인 밝혀졌다죠?
Date2015.04.01 By큰쥐 Views2763 -
Read More
26년전의 대중가요와 지금의 대중가요를 비교하며....
Date2015.04.01 By대중가요 Views6289 -
Read More
SM엔터테인먼트 초기모습
Date2015.04.02 By대중가요 Views5276 -
Read More
소방차-통화중
Date2015.04.02 By대중가요 Views6131 -
Read More
Bobby Brown - Every Little Step
Date2015.04.02 By대중가요 Views2951 -
Read More
긴급 유경근 → 진상규명 없이 돈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Date2015.04.02 By긴급 Views2937 -
Read More
세월호 진상규명 무엇이 문제인가?
Date2015.04.03 By진상규명 Views3369 -
Read More
다윤엄마
Date2015.04.04 By파파이스 Views3185 -
Read More
세월호 CCTV의 비밀
Date2015.04.04 By파파이스 Views3678 -
Read More
존엄하게 죽을 권리 - 연명치료거부사전의향서
Date2015.04.04 By꽁생원 Views6258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