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GuitarMania

한국어
eir
(*.26.244.251) 조회 수 8525 댓글 0
신해철 FM 음악도시 마지막 편지 - 1997.09.03 방송분

여러분 우리는 음악도시의 시민들이었습니다. 
매일 밤 열두 시에 모이는 우리들은 사실 외형적인 공통점이 그다지 없습니다. 
직업, 거주지역, 성별, 주위환경 이런게 다 틀려요.
그냥 우리 공통점은 단 하나, 글쎄요 제가 생각했을 때는 우리가 아직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 들이고 그래서 남들이 우리를 푼수라고 부를 가능성이 아주 농후 하다는 거죠. 

저는 왜 사는가 라는 질문에 대답을 하고 싶어서 그 사춘기적인 주람, 지금 생각했을 땐 그런데요
그런 걸로 철학과에 건방지게 진학을 했었고 내 학문에는 재주도 없었고, 가보니까 그런 게 아니었고, 그래서 왜 사는가라는 것에 대한 그 대답을 포기하고, 그냥 잊고 사는것이 훨씬 더 편하다는 것을, 그런것만 배웠습니다. 

아 그리고 음악도시를 그만두는 이 시점에 와서야 그 질문에, 왜 사는가라는 거에 대한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그 대답은, 우린 왜 사는가 하면 행복해 지기 위해서 라는 겁니다. 
뭐 자아실현 이런 거창한 거 말고 그냥 단순 무지 무식하게 이야기해서 행복하게 되기 위해서, 그리고 우리가 찾고 있는 그 행복은 남들이 우와 하고 바라보는 빛나는 장미 한 송이가 딱 있어서가
아니라 수북하게 모여있는 안개 꽃 다발 같아서 우리 생활 주변에 여기저기 숨어있는 그 조그만 한 송이 한 송이를 소중하게 관찰하고 주어 모아서 꽃다발을 만들었을 때 그 실체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우리가 음악도시에서 나눈 이야기들은 정치,경제 토론도 아니었구요 그냥 가족, 학교, 꿈, 인생 이야기였고 인류애나 박애정신 그런게 아니라요 부모, 형제 친구들, 시련, 첫사랑 이런 이야기들 이었지않습니까. 
이게 하나하나가 작은 그 안개 꽃송이였던거고 우리가 이미 갖고 있는 행복인거죠. 
우리는 은연중에 그런 것들을 무시하도록 교육을 받구요 더나가서 세뇌를 받고 자꾸만 내가 가진거를 남이가진것과 비교를 할려고 합니다. 자꾸 비교하면서 살면 결국 종착역도 안식도 평화도 없는 끝없는 피곤한 여행이 될 뿐이구요 인생살이는 지옥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인생이 여행이라고 치면 그 여행의 목적이 목적지에 도착하는 게 아니라 창밖도 좀 보고 옆사람하고 즐거운 이야기도 좀 나누고 그런 과정이라는 거, 그걸 예전엔 왜 몰랐을까요. 

-중략 - 

자 이 도시에서 우리는 혹시 혹시 남들도 나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이 조금 있지 않을까 라고 조마조마해 하던 것들을 사실로 확인하지 않았습니까. 
이 도시에서 우리 국가와 사회를 지배하는 이데올로기 있죠. 
인생은 경쟁이다. 남을 밟고 기어 올라가라. 반칙을 써서라도 이기기만 하면 딴 놈들은 멀건히 쳐다볼 수 밖에 없다. 
미래를 위해서 현재를 반납해라. 인생은 잘 나가는게 장땡이고 자기가 만족하는 정도보다는 남들이 부러워해야 성공이다. 
이런 논리들요. 우리는 분명히 그걸 거절했었습니다. 
이것은 우리들 마음에만 존재하는 가상의 도시이구요 현실적으로는 아무 힘이 없어 보이지만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 있다 라는 것을 확인한 이상 언젠가는 경쟁, 지배 이런게 아니라 남들에 대한 배려, 우리 자신에 대한 자신감 이런 걸로 가득한 도시가 분명히 현실로 나타날 거라고 믿어요.

잘나가서 돈이 많아서 권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된다는거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대통령도 재벌도 우리랑 비교할 필요가 없을 거구요 여러분들이 그 안개꽃 다발 행복을 들고 있는 이상 누구도 여러분을 패배자라 부르지 못할 겁니다. 
여러분은 여러분들 스스로에게는 언제나 승리자고, 챔피언일 거거든요. 


http://youtu.be/ah5iIn5v85Y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신규입점자 신년이벤트) 기타매니아 홈 메인광고 받습니다(배너제작 가능) 23년 1월 31일까지 file 뮤직토피아 2023.01.19 58072
공지 [공지] 파일 첨부기능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개선완료.. 뮤직토피아-개발부 2021.02.17 71199
공지 "댓글" 작성시 주의부탁드립니다. 3 뮤직토피아 2020.03.09 86693
공지 "기타메니아" 문자/로고 사용에 관한 건 뮤직토피아 2020.02.14 78417
공지 [필독 공지] 연주회 소식을 메인에 노출을 했습니다. 2 뮤직토피아-개발부 2019.11.02 83059
15387 당신이 이런 경우라면 어떤 생을 이어갈수 있을까 ? 마스티븐 2013.08.16 8573
15386 콩쿨에 대한 생각 27 모스 2010.10.26 8570
15385 하나바하 이익 2014.05.08 8569
15384 간이습도조절장치 2 file 도토라 2011.02.13 8568
15383 변보경양 동네 연주회 17 file 한태훈 2011.08.10 8567
15382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니체 6 에스떼반 2011.04.11 8564
15381 크노블로흐로 갈아 끼워보고 나니.................... 9 jade 2007.01.27 8561
15380 변보경으로 검색하니.......... 6 file 보경님팬 2010.09.09 8561
15379 이모티콘 모음 8 고정석 2004.05.06 8560
15378 이운선 (서울 수제기타 연주회) file 기타매니아 2010.08.04 8560
15377 평택대학교 콩쿨 안내 Sgq 2010.10.05 8560
15376 최동수 "기타는 소리 나는 작은집…홀로 만든다는 게 건축과 다른 점"(한국경제) 3 file 기타바이러스 2014.11.23 8560
15375 국내 프로 연주자들이 사용하는 악기 좀 알려주세요 4 뽀빠이 2011.01.08 8555
15374 파주기타페스티발 추진 16 file 콩쥐 2015.03.26 8554
15373 화면 초기 새로운 게시물 보기 1 하하! 2014.02.26 8554
15372 플라멩코 기타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ㅎㅎ 2 kreator 2011.01.30 8551
15371 허드레 3 마~당발 2001.04.15 8550
15370 배장흠,허희정의 듀오 앨범 발매 10 file Quomusic 2010.12.17 8549
15369 야마하 사일런트(SLG100N) 기타 헤드머신 1 태풍소년 2010.10.21 8545
15368 라미레즈 5 호호 2011.01.02 8542
15367 한국최초의 고전음악감상실 "녹향" 마스티븐 2015.03.29 8539
15366 편곡 요청하신 분들에게... 10 진태권 2011.10.17 8538
15365 관리자님께 건의드립니다. 중고 악기 거래관련 9 학생 2012.12.16 8536
15364 경기도광주기타선생님모십니다 피아노사랑 2014.03.26 8529
» 신해철 음악도시 마지막 멘트 eir 2014.11.17 8525
15362 모던 듀오의 공연영상이네요 아주 감미롭네요 진사타 2014.06.27 8523
15361 "음악이 없다면 인생은 착각에 불과하다"...니이체 12 콩쥐 2011.04.02 8521
15360 이주석 소식입니다. 19 file 전설의기타리스트 2009.05.14 8517
15359 예술에 대한 책임 42 생각 2011.02.09 8517
15358 콩쿠르대회 1등상 4 file 최동수 기타 2014.12.20 8509
Board Pagination ‹ Prev 1 ... 55 56 57 58 59 60 61 62 63 64 ... 572 Next ›
/ 572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hikaru100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