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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1000억 횡령' 私學 설립자 보석 납득하기 어렵다

 

입력 : 2013.02.09 01:55 | 수정 : 2013.02.09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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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법 순천지원은 서남대·신경대 등 4개 대학의 교비 898억원과 건설사 자금 106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된 이 대학들 설립자 이홍하씨를 보석(保釋)으로 풀어줬다. 이씨의 횡령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된 대학 총장 2명과 사무총장도 지난해 11월 30일 구속된 지 69일 만에 함께 석방했다.

법원은 "이씨가 심장 혈관확장 수술을 받아야 하고 증거인멸 우려도 없어 보석을 허가했다"고 했다. 그러나 법원이 이씨의 심장 수술을 받게 해줄 목적이었다면 보석 대신 입원 기간 동안 이씨의 구속 집행을 정지하는 방법도 있었다.

검찰은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는 법원 판단에 대해 "이씨가 수사 과정에서 현금 사용처 증거 조작을 시도한 점으로 미뤄 풀려나면 증거를 조작하고 증인을 회유·협박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법원이 설혹 이씨에게 수술을 위해 보석을 허가할 수 있다고 해도 공범인 대학 총장과 사무총장까지 풀어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이씨는 1998년에도 교비 409억원을 횡령한 죄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가 두 달 뒤 특별사면됐다. 2007년엔 교비 3억8000만원을 횡령해 기소됐지만 역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다. 법원은 두 번이나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더니 이번엔 보석이라는 혜택을 줬다. 법원이 이렇게 학생 등록금을 제멋대로 빼내 쓴 사학(私學) 운영자에게 솜방망이 처벌을 계속하면 사학 비리는 근절되기 힘들 것이다.

이씨는 전남·광주 지역에선 '교육 재벌'로 통했다. 이씨를 보석으로 풀어준 재판장은 판사 생활 17년 가운데 14년을 광주·전남 지역에서 근무한 향판(鄕判)이다. 이씨의 사위는 재판장과 사법시험 동기생인 현직 판사다. 이씨 사위는 "장인 사건으로 동기생 재판장한테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판장이 지역 유지들과 가까울 수 있는 향판이고 이씨 사위와 동기생이라는 사실이 보석 허가 결정에 영향을 끼친 것은 아닐까 하는 게 상식을 가진 시민들의 생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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