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해전 이명박 정권때 (http://theyeppun.tistory.com/1281) 한국에 오셨다가 온갖 수치를 당하고 돌아가신 이태리 음악가 엔니오 모리코네(1928-생존) 와의 대화를 다룬책이 전세계에 출간되었습니다.
http://www.hankookilbo.com/v/2a9f71c9a7754097bfd4431ffda9636f
이러한 세계적 음악가가 무식한 이명박과 한국 정치인들에 의해 뒤로 밀려나 의전도 못받고 고령의 나이임에도 비맞으며 밖에서 30분안 떨고 계셨다는게 지금도 생각만 하면 분노감을 금치 않을수가 없습니다.
비싼 돈주고 산 책입니다만 혼자보기 아까워 기타매니아 여러분들과 잠시 공유해 보고자 합니다.
예술관련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한번씩 사서 읽어볼 필요가 있는 좋은 책입니다.
한번 사서 읽어보는것도 좋을듯 합니다.
책 엔니오 모리코네와의 대화 中
그는 2년전에 엔니오와 인터뷰를 가진적이 있는데 그떄 처음으로 정치에 관한 모리코네의 의견을 들었다고 했다.
라셀라 거리에서 독일군을 상대로 테러가 일어났던날 모리코네가 테러현장에서 불과 몇백미터 떨어진곳에 있었다는 얘기를 그떄 들었다고 한다.
엔니오- 우연히 폭발현장 근처에 있었어요. 키지 궁전 바로 앞이었죠. 그곳에서 엄청난 폭음소리를 들었어요. 사람들이 놀라고 두려워했던 모습이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파올로 페고라로라는 이름의 신부도 기억나고요
안토니오- 특별히 그 신부를 기억하는 이유라도?
엔니오-네. 그가 반란군의 공격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어쩌면 사건에 연루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하나의 의혹에 불과 했지만요
창백하고 깡마른 얼굴에 항상 굳은 표정을 하고 있었어요. 틀림없이 레지스탕스 계열의 사람들과 가깝게 지냈던 인물이었고요. 어쨋든 괭장히 감동적인 연설을 했습니 다. 정치적인 성격을 띤 설교였는데 그가 하는 말들을 듣고는 결국 그 역시 테러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안토니오-아르데아티아 지하에서 대량학살 사건이 있은뒤에 무슨생각을 하셨나요?
엔니오- 당시에는 그런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어요
안토니오- 어렸을때는 파시즘에 대해 긍정적인 면이 있었다고 보셨나요?
엔니오- 전혀요. 아니 오히려 그문제 때문에 아버지와 많이 싸웠던 기억이 납니다. 아버지가 약간 그쪽편을 드셨거든요. 굉장히 격렬하게 다투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전쟁때라면 생생하게 기억나는것이 또 한가지 있습니다. 우리는 굉장히 어렵게 살았습니다. 먹을것이 항상 모자랐어요. 이모부들이 목공소를 했는데 삼륜수레에 톱
밥을 실어서 빵집으로 나르는 일을 제가 맡았습니다. 빵집 아저씬 화덕에 불을 지피기 위해 톱밥이 필요했죠. 그래서 우리가 톱밥을 주는 대신 약간의 빵을 얻을수가
있었던 거죠. 하지만 빵이 얼마나 저질이었는지 풀이라도 바른것처럼 끈적거리면서 손에 묻어나오곤 했어요. 우리가 먹을수 있는 빵은 그것밖에 없었습니다.
당시에 저는 이모부들 밑에서 점원으로 일을 하면서 살았어요. 그이후로 저는 제가 그 지독한 가난에서 출발했다는것을 절대로 잊지 않았습니다.
안토니오- 정치에 관한 선생님의 생각을 듣고 싶은데요
엔니오- 저는 언제나 좌익이었습니다. 극좌는 아니에요. 그리고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천주교인입니다. 예수님께서 하셨던 말씀중에 많은부분을 받아들이고 있는 정치적 입장이
바로 좌익의 입장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가진것이 없고 소외된 사람들을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한번 생각해보세요. 바로 이런식의 박애정신과 인간사랑에 대한 희망이
있다고 저는 굳게 믿어요. 예수님의 말씀은 항상 감동적입니다.
저는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도 예수 그리스도를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중 하나로 인식한다고 봅니다. 저는 그가 일으킨 혁명의 방식에 대해 항상 생각해요.
여러측면에서 사회주의. 심지어는 코뮤니즘의 선구자적인 면도 보여주었다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진정한 기독교인은 보수주의자 일수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
다.
안토니오- 투표하실떄 어떤 당을 찍으셨나요?
엔니오- 사회당이요. 물론 크락시도 존경할만한 인물이었지만 이탈리아의 가장 위대한 정치인은 데 가스페리입니다. 우리모두가 많은 빚을 진 사람이에요. 이탈리아를 다시
살 려낸 사람이 그 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겁니다. 미국에 갔을때 했던 연설은 정말 괭장했어요. 정말 감동적이었죠.
안토니오- 요새 정치인들 중에는 어떤 사람을 좋아하십니까?
엔니오- 벨트로니와 루텔리요. 두사람 모두 저와는 친구 사이에요. 그리고 바로 어제 총수자리에 오른 베르사니도 좋아합니다. 루텔리가 한번은 자신의 선거공약을 팩스로 보낸
적이 있습니다. 마음에 들면 사인을 하라고 적어 놨더군요, 그가 제안한 공약은 굉장히 멋졌어요. 사인을 안할수가 없었죠. 전적인 지지를 보내면서 사인을 했는데
사인과 동시에 제가 그와 함께 피선거인으로 지목되었다는걸 나중에야 알았어요. 그래서 저는 잔니 보르냐에게 전화를 곧장 했습니다. 그랬더니 다치아 마라이니도 똑
같은 처지에 놓여있다고 하면서 제이름을 빼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설명을 하더군요. 결과는 제가 상당수의 표를 얻었다는 거에요.
저는 공식적으로 출마를 하겠다고 나선적이 없는데 말이죠.
이상 부분발췌한 내용입니다만 위대한 예술가의 정치적 성향을 충분히 파악할수 있는 부분입니다.
이태리 경우는 음악을 어렸을떄부터 음악원에서 교육을 시킵니다. 그런데 이 음악원이라는곳은 가난한 고아들을 위해 무료로 음악을 교육시켜주기 위해 만든 기관이라고 합니다. 유럽의 음악원시스템을 답습한다는 한국예술종합학교는 왜 이런건 따라하지 않는지 모르게더군요. 한국같은 경우는 기본 자본과 부가 없으면 음악을 공부할수 없습니다만 즉 결론적으로 어느정도 부유한 집안에서만 음악을 시킵니다만 이태리는 그렇지않습니다. 엔니오가 만약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위대한 음악가가 되기가 불가능했을거라고 봅니다. 사교육 받을 돈이 없었으니까요. 한국처럼 사교육비 비싼 나라에서는 더욱 어렵다고 봐야죠
자사고도 당연 못들어 갑니다.
세고비아와 같은 인물도 한국적 교육시스템에서는 적응하기 힘들었을 거라고 봅니다.
한국을 제외한 유럽과 미국의 음악가중 특히 위대한 업적을 남긴 음악가를 몇명 연구해보았는데 놀라운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다들 정치적으로 좌익 성향이거나 파시즘에 반대하였다는 점입니다. 스페인의 카잘스, 피카소. 세고비아.예페스 다 정치적 좌파쪽이었으며 세고비아 경우는 프랑코를 싫어하여 스위스로 망명한적도 있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로스트로포비치도 파시즘 반대하여 망명했고요.
또한 클래식의 신약성서라 불리는 독일의 베토벤은 극좌에 속하는 정치성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한국으로치면 통합진보당 이정희에 가깝다고 보여집니다.
귀족과 신분제 페지를 주장하고 기득권층을 극도로 증오하고 그 감정을 서슴치않고 표현한 사람이 바로 베토벤입니다. 구약성서라 불리는 바하역시 기독교인으로 온건한 좌익으로 봐야합니다. 현대음악에 업적 남긴 쇼스타코비치도 좌파에 속하고요. 이분은 스탈린를 비꼬고 비판하는 정신을 음악에 항상 담아왔었고 언제 수용소에 끌려갈지 모르는 공포감에 항상 갑자기 끌려갈걸 준비하고 죽음을 준비해놓고 하루하루를 살았다고 하더군요. 즉 그에게 죽음과 이념은 타협할수 없었나 봅니다.
위대한 음악가중 정치적으로 보수적 성향을 가지고 있거나 극우적 수구꼴통성향을 갖은 인물은 찾기 힘든것 같습니다.
이들이 만약 한국의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체제에서 태어났다면 교수시켜준다하고 돈준다 해도 예술활동 제대로 안했을겁니다
한국은 어떤지 잘 모르겠습니만.. 제가 봤을떄 한국에 음악가들은 유럽의 음악가들처럼 정치적성향이 뚜렷하고 좌파성향을 갖은 사람들은 찾기가 어려운듯 합니다.
이런식으로 얘기하죠. " 난 음악밖에 모른다. 정치 관심없다" 이렇게 얘기하는분들이 많은것 같습니다.
적어도 아직까지 한국의 음악가들은 유럽의 대가들처럼 혁명성을 가지고 있진 않는듯 합니다. 혁명성은 예술의 크나큰 원동력이 될터인데 말입니다.
그런면에서는 안일하고 나태한듯 합니다.
혹시 정치적 성향이 뚜렷한 한국의 음악가를 아시는분 계시면 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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