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에 TV를 보니 엘튼 존의 서울 공연 실황이 나오더군요. 재미나게 봤습니다. 정말이지 이렇게나 많은 히트곡을 가래떡 뽑듯 죽죽~ 뽑아낸 싱어송라이터라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일 겁니다. 그보다 더 많은 히트곡을 가진 싱어송라이터가 도대체 누굴까요. 폴 매카트니 정도나 되어야 상대가 되지 않을지...
그런데, 이제 나이는 어쩔 수가 없는 것인지, 목소리가 좀 가라앉은 것 같은 인상이더군요. 원래 그렇게 미성이라 할 순 없지만 노력으로 잘 가다듬어진 단단한 목소리였고 가성과 진성 모두 꽤 높은 소리를 내었었던 것 같은데, 어제 공연은 약간 걸죽한 목소리에다가, 곡들을 죄다 낮게 조옮김한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관중의 열광적인 반응에 힘입어 열창을 하더군요. 마지막에 그 동글동글한 몸매로 피아노 의자 위에서 폴짝~ 뛰어내리는 모습은 아주 귀여웠습니다(?).
늦은 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We are fall in love sometimes 나 Tonight 같은 서정적인 곡들이 사춘기의 여린 감성을 촉촉히 적셔 주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팝의 역사상 가장 위대한 피아노 맨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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