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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한국어
바하의꿈2007.03.19 12:08
^^역시 글로는 표현에 제한이 있어서 전달이 안됩니다.
제가 얘기하고 싶은 것이 콩쥐님이 말씀하신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콩쥐님의 말씀은
악보가 전달하고자 하는 본질적인 음악의 핵심을 찾으라는 것일텐데 제가 얘기하고 있는
것은 그 과정에서의 방법적인 측면을 얘기하는 것이지요.

버리는 것이 중요하지만 뭔가버릴게 있어야 버리던지 말던지 할거 아니겠습니까. 콩쥐님의
선문답은 앞뒤 다 띠고 알쏭달쏭 화두만 던져놓으시는지라 오해의 여지가 많습니다.^^
연주자의 입장에서 도달해야할 목표 내지 비전은 되겠지만 실질적인 방법론으로는 잘못 들었다가는
얼치기 연주를 조장하는 위험한 말씀입니다.

좀 다른 측면은 작곡자의 의도가 절대 불변의 진리는 아니라는 겁니다. 음악이 작곡자만의
것이라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음악에 목숨 걸지 않겠지요. 음악은 작곡자의 손을 떠난 순간
그 곡을 연주하는 사람, 듣는 사람 모두의 것입니다. 우리가 표현해야 하는 것은 작곡자의 의도나
느낌이 아니라 나의 느낌과 감정과 철학과 그 음악을 들으며 갖게 되는 그 무엇인가라고 생각합니다.

결정론적인 에센스 내지는 어떤 곡의 특정한 정수가 존재한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연주라고 하는 행위는
음표로 이루어진 텍스트와 그 텍스트를 소화해서 텍스트 그 자체가 아닌 소화하는 주체만의 그 무엇인가로
만들어내는 과정이고 그 과정은 텍스트와 주체간의 끊임없는 타협과 교감, 순응과 일탈의 지속적인
변화의 연속이라고 생각합니다. 바하가 때로는 슬프게, 때로는 흥겹게, 때로는 엄숙하게 또 때로는 지루하게
들리는 것이 당연한것인 이유입니다.

그 복잡한 과정의 출발점은 텍스트, 즉 악보를 제대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예외가 있을 수 없습니다.
우선은 제대로 정확하게 또박또박 쫓아가야 하는 것이지요. 건방지게 몇번 훑어보고 '이건 이렇게 하는게
더 좋아'라던가 텍스트가 내게 전해주는 충분한 교감을 받아들이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 이래야한다더라 또는
대가들의 치열한 고민의 과정은 짐작도 못하면서 자기 귀에 들리는 현상만을 흉내내는 것은 명백한 오류입니다.
일단은 악보에 충실해야합니다. 그것만도 얼마나 어려운데 진수를 찾아 나섭니까. 주식 챠트좀 볼 줄 안다고
빚내서 주식투자하다가가는 패가망신하는 법이지요.

즐겁게 혼자 즐기는 연주자라는 것도 오류라고 생각합니다. 음악을 연주한다는 것은 절대적으로
사회적인 행동입니다. 혼자 즐기겠다는 말은 어불성설입니다. 음악을 연주하면서 즐거움을 느끼는
이유가 무었일까요. 음악을 들을 때 그리고 연주할 때 우리 내부에서 어떤 심리적, 육체적 반응이 일어나는
지는 알기 어렵습니다.하지만 우리가 느끼는 쾌감의 유형을 좀 단순화 해보자면 결국 나르시시즘과
카타르시스로 귀착된다고 봅니다. 나르시시즘과 카타르시스 모두 '타자'를 전제로한 것이지요.

'타자'를 전제로 한 것이라면 당연히 다른 사람들이 알아먹을 수 있는 방식으로 음악을 해야합니다.
'나혼자 그냥 즐기면 그만이지'라고 착각할 수 있을지 모르나 나혼자 연주할 때도 마음속으로는 내 연주를
듣는 그 누구인가를 상정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정말로 이 우주에 나혼자만이 존재하고 텅빈
무한의 진공에서 태초부터 혼자인 존재로서 연주한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연주는 절대적으로 사회적인
행동입니다.

그렇다면 최소한의 문법은 지키면서 말을 해야겠지요. 아름다운 여인에게 사랑을 고백하면서 화를 내는
듯한 표정과 아프리카 부시맨의 언어로 고백하면 고백하는 사람의 마음과는 전혀 관계 없이 그건 고백이
아닌게 되겠지요. 무언가 말을 하려면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무언지 먼저 명확히 해야하고 그 다음엔
그 말을 들을 사람이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내 말의 의도가 잘 전달 될 수 있도록 올바른 문법과
표현으로 그 내용을 담아내야되지 않겠습니까.

음악에 있어 템포는 최소한의 문법이자 규칙입니다. 리듬은 감정을 실어나르는 기차이고 멜로디는
컨텐츠입니다. 음악의 정수라는 것이 무언지 아직 미숙하여 잘 모르겠으나 이런걸 다버리면 그건
음악이 아니라 정체를 알 수 없는 유리알 유희쯤 되버리는 거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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