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테스트라는 '과학적' 방법은 참 잔인한 데가 있습니다.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막연한 환상, 낭만적인 선입견 같은 것을 여지 없이 박살을 내주는 일이 많은 것 같아요. 어떤 때는 허상을 확 깨부셔주는 것 같아 시원하고 통쾌할 때도 있는데, 또 어떻게 보면 인간의 인지 능력이란 것이 이렇게선입견에 사정없이 휘둘리는, 허망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렇지만 저런 블라인드 테스트 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스트라디바리우스가 갑자기 값이 확 떨어지거나 하는 일은 없겠지요. 예술은 과학적 방법론을 초월한 '그 무언가'를 빼면 쓰러지는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