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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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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감히 군대에서 1년 정도 연습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녹음 파일 올려봅니다.

무슨 말이든 좋으니 여러분들의 평을 바랍니다! 아래 글은 쓰다 보니 좀 길어져서... 연주파일 들으시면서 읽으시면 좋을것같아요 ㅋㅋㅋ;

; 2013년 여름/가을 : 연습 6~9개월차 쯤에  스스로의 연주를 중간점검삼아 한 번 들어 볼겸,  기록도 해둘 겸,

복무하던 군부대 교회 군종실의  낡은 영창 업라이트 피아노로 연주하고 녹음은 당시 사용하던 아이리버 PMP로 했습니다!

01.jpg

장소가 군대인지라 녹음은 했지만 녹화를 못해둔 게 참 아쉬운... 파일은 악장별로 쪼개서 안올려져서 합쳐서 올립니다

 대충 10분씩, 3악장이에요 파일 용량 20MB 제한때문에 음질을 깎아서 듣기 불쾌하실까 걱정입니다 ㅠㅠ


저는 2009년 스무 살 때 처음 피아노를 치게 되고 치기도 듣기도 쉽지만 뭔가 피아노의 잠재능력을 많이 끌어내지는 못하는 것 같은 이루마를 벗어나

2010년엔 쇼팽 모차르트 등등 혼자 띵땅거리면서 아마추어 나름의 '레퍼토리 편력'을 하던 와중에 2011년에 라흐마니노프 2번을 알게되었습니다.


짐머만/오자와 연주가 특히 좋아서 그뒤로 천번 만번 들으며 울고 웃고 푹 빠져 살았는데

어떻게 쳐보고는 싶고 엉성한 독학으론 엄두도 안 나고 계속 답답한 동경만 품고 있다가

 결국 못 참고 2012년 입대 직전 3악장 코다만 연습해보았는데 물론 전공자들처럼 치는 건 바라지도 않지만

혼자 연주하며 음악을 순수히 즐길 수 있을 수준이라면 어느 정도 '해볼 만 하겠다. 필요한 건 시간 뿐.'이라는 생각을 가진 상태로 입대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군인은 나라 지키는 사람이지 한가롭게 피아노 연습하는 사람이 아니기에 이것도 다 끝이구나...하는 생각으로

훈련소에서, 자대에서 계속 애끓다가 2012년 겨울, 일병 진급직후에  교회 다니는 선임을 따라 갔다가

부대 내에도 피아노가 있다는 걸 발견하고 뛸듯이 기뻤습니다.


그러자 곧 라흐 2번을 연습해보자는 마음이 자연스레 되살아나더라구요

. 라흐 2번은 몹시 길고 어렵지만,  군생활 2년도 길고 어려운 건 매한가지니까 

나라지키는 일 못지않게 스스로에겐 보람찬 열정의 기억, 노력한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어서 느긋하게 마음먹고 진지하게 계획을 짰습니다.


마디수를 세어보니 대충 1100여마디, 그 중 피아노가 쉬는 부분 제외하면 대충 800마디, 뭐 하루에 두세 마디씩 외우면 제대 전엔 다 치겠지.

라는 계산이 나오더라구요. 첫부분부터 찬찬히, 전공자분들은 어떻게 연습하시는지 잘 모르지만

일단 골판지를 잘라 실제 건반과 같은 사이즈를 만들어서 틈틈이 악보와 대조하며 가능할법한 핑거링을 모조리 쓰고,

실제 피아노로 연주해보면 이상한 핑거링을 지워나가는 방식으로 우선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휴가를 나올 때마다 음악대학 학위 논문들 중 라흐마니노프 2번을 다룬 작품들을 RISS에서 뒤져 왕창 뽑아가서

나름대로 해석을 공부하고, 화성을 이해하고, 그를 연주에 적용해보려 '적어도 노력'은 했습니다.

 (악보 사진도 첨부했어용!) (물론 하면서 느낀건데 이런 곡은 그렇게 무대뽀로 접근한다고 아름답게 완주할 수 있는 게 아니더라구요ㅋㅋㅋ


) 유튜브/음반점에서 구할 수 있는 라흐2번 연주음원은 모조리 구해다가 PMP에 집어넣고 틈틈이 보고 들으며 감상 겸 공부도 열심히 했습니다.


짐머만의 강철같고 찬란한 타건,  아쉬케나지의 유려하고 기민한 타건,

볼로도스의 폭풍처럼 치솟는 돼지스러운 타건,

리시차의 근음을 꽝꽝 찍어나가는 타건,

루간스키의 절도있고 담백한 타건,

반 클라이번의 강조점이 분명한 타건,

리히터의 달관한 듯 차분한 타건,

백건우 선생님의 침착한 타건,

술타노프의 영혼이 담긴,

가장 청춘다운 타건, 이 정도가 기억에 남네요.


대체 이런 곡을 창조해내는 정신은 어떤 삶을 살았나 싶어 아마존에서 라흐마니노프 평전도 두어 권 구해다가 안 되는 영어실력으로 사전 찾아가면서 읽기도하구요... 일근 야근이 교차하는 스케줄 근무 보직이라서 평상 근무시에는 1~3시간,  주말이나 오프날에는 5~11시간 정도씩 연습했는데요, 사실 짬밥이 안 돼서 일병 기간에는 좀 눈치가 보였지만 상병 이후부터는 슬슬 눈치 주는 선임도 없어지고 무엇보다 연주가 즐거우니, 저에게는 이 시간들이 정말 군생활을 버티는데 무지하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2014년, 제대하고 알바하고 복학하니 바빠져서 뜨겁게 사랑했던 이 곡의 감각도 시간의 흐름 속에 서서히 잊혀져 이제는 3악장 2주제, 1악장 2주제, 2악장 앞부분 정도 밖에 손이 기억하지 못하지만, 고생하고도 아예 남는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닌 게, 제대 전보다 독보가 무지하게 늘었더라구요. 스스로도 놀랄 만큼... 끔찍하고 공포스러운 라흐 2번의 악보에 비하면 뉴에이지 곡, 가요 편곡의 악보들은 가소롭달까...ㅋㅋㅋㅋㅋㅋ 또한,  원하는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기억만은 머릿속에 남아서 삶을 긍정하도록 늘 도와주고 있어요. 이런 감상적인 멘트는 사실  멋지게 연주회라도 마치고 하는 게 제일 좋을 텐데  들어보시면 알겠지만 느리고 쉬운 부분만 좀 그럴싸하고 템포든 미스터치든 실력이 역부족이라 굉장히 질이 떨어지는 부분이 많기는 합니다 ㅠㅠ ㅋㅋㅋㅋㅋㅋ 혹여나 아마추어의 저질 연주를 듣고 귀가 썩으실까봐ㅋㅋㅋㅋ너무 못 친 부분은 최대한 잘라내긴 했는데....곡이 너무 긴지라 안습인 부분이 들리시더라도 양해부탁드려요 ㅠㅠ ㅋㅋㅋ


어떤 행위를 장기간 반복하며 같은 음악을 들으면, 나중에는 파블로프의 개처럼 아예 그 음악과 행위의 기억이 단단히 결부됨을 체험해보신 분들 계실거에요.

저는 아직도 피아노가 두꺼운 화음을 강타하며  장대하고 힘차게 포문을 열어제끼는 도입부를 들을때면 아직도 2012년 겨울 부대 군종실에서  덜덜 떨며 피아노를 두들기다가  창밖으로 바라본 함박눈의 인상이 정확히 떠오릅니다.

작년 겨울에도 눈이 오는 날 이 곡을 들으며 알바를 가는데 그때와 똑같은, 형언못할 인상이 떠올라서 참 신기했어요.

글을 쓰다보니 웬 병사새끼가 교회는 안 나오는 게 맨날 와서 줄끊어먹고(셈여림이 ffff인 부분들 연습하다가, 

G1이었나 G2현을 2년 동안 제가 세 번 끊어먹었어요 ㅋㅋㅋㅋㅋㅋ)  조율 자꾸 하게 만든다고 구박하시던 어느 준위님,

그리고 형 열심히 하라며 간부들로부터 저를 쉴드쳐주느라 고생했던 고마운 군종병 동생 등도 생각나네요 ㅋㅋㅋ

이 곡에 얽힌 사연, 세세한 감상, 울고 웃은 기억, 장소, 친구

, 1년 반동안 매일 군종실과 생활관을 오가며 관찰한 사계절의 변화, 하얀 눈, 거미, 오리, 두루미 등등 적을 것이야

 한도 끝도 없지만 이미 뻘글을 너무 길게 쓴 것 같아서,

짐머만이 라흐마니노프의 협주곡들에 대해 내린 짧은 평을 인용하며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 (3번을 녹음할 계획 등에 대한 질문의 답변에서) "라흐마니노프의 협주곡들은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들어가 살아내야만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3번을 연주하는 것은 거의 목숨을 걸어야 할 만큼 힘든 일이며, 나는 아직 그럴 자신이 없다

." 저도 이 곡을 진정 '살아낸다'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죽기 전 언젠가는 꼭 무대 위에서 경험해보고 싶어요

하농을 죽어라 10년 정도 수련하면 늘 답답한 손가락 테크닉이 좀 해결이 될까요?

취직하고 자리가 좀 잡히면, 연습실을 구하든, 집에 베이비그랜드를 들여놓든 해서

이번엔 좋은 선생님들께 제대로 레슨 받으며

  연주자가 아마추어인지 모를 정도로 완성도 높은, 제대로 된 연주를 목표로 다시 열심히 공부해보려구요~!

12.jpg

  너무 감동적이라 펌니다

출처:https://m.cafe.naver.com/ArticleRead.nhn?clubid=10027898&articleid=295302&page=&sc=cafe193224610fbcf07d172a11f48c985600fe194818fe21d81820f14b72

음원은 올리신 카페에 있습니다

문제 있으면 삭제하겠습니다

Comment '3'
  • 주차파크닝 2019.02.18 21:32 (*.75.34.3)
    모바일로 올리니 엉망이 되는군요 내일이나 시간되면 정돈해 올리겠습니다
  • 2019.02.18 22:27 (*.165.64.141)
    간격 좀 늘렸어요...
    직접 들어보고싶네요...
  • 주차파크닝 2019.02.18 22:46 (*.75.34.3)
    앗 감사합니다
    저도 아직 못들어 봤어요
    저런 열정과 노력만도 감동적이라 퍼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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