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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129.235.166) 조회 수 6861 댓글 5
아래글을 읽고 플라멩꼬를 배운다는 것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누군가가 이런 조언을 해주시더라구요 단순히 기타연주로만 플라에 접근하기보다 영혼적 교감을 가져보라는..
플라를 접하며 우리의 민속음악과 많이 닮았다라는 느낌 많이 가졌습니다
우리의 오방진이나 휘몰이,굿거리장단등이 마구 혼재된듯한
집시의 뿌리가 동양이어서 일수도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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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매쉬,트리아나,과달비키르,알라메다,갈락시아,그라나다.... . 이들은 플라멩코 음악을 접목시킨

록밴드 혹은 재즈밴드들의 이름이다. 오늘날 '월드 뮤직'이라 불리는 음악의 범주는 무엇보다도 악기들의 새로운 조합을 통해 이루어졌다.  바이올린,콘트라베이스,플루트 같은 클래식 악기들과 전자기타,색소폰 등이 한데 어울려 연주하고, 거기에 인도의 현악기인 시타르나 단순한 나무궤짝 형태의 타악기 카혼 등 여러가지 민속 악기들이 이런 저런 조합방식으로 가세한다.

   이런 식의 악기 조합으로 다양한 혼합 장르들이 생겨나는데, 그 가운데는 재즈플라멩코,록플라멩코뿐만 아니라 살사나 룸바를 플라멩코에 접목시킨 형태들도 있다. 이런'실험주의자'들은 플라멩코와 다른 음악 장르의 유사성과 공통점을 끊임없이 강조하며, 플라멩코가 월드 뮤직의 일부가 되는 것을 시대의 흐름에 따른 당연한 발전과정으로 이해한다.그러나 전통적인 플라멩코 애착을 지닌 연주자와 비평가들은  이런식의 변화를 '플라멩코의 종말'로 받아들이고 거부감을 나타내기도 한다.



플라멩코는 긴 역사를 거치며 여러가지 요인에 영향을 받아 왔지만 그 근 본 형태를 잃어 버리지는 않았다. 예를 들어, 한때 오페레테와 접목되기도 했지만 오페레테 자체는 플라멩코 칸테에 큰 변화를 주지 못했고, 이로 인해 플라멩코와는 무관한 '쿠플레(안달루시아 가요)'아는 새로운 형식이 부수적으로 탄생했을 뿐이다.

  플라멩코 연주에 새로운 악기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사실 악기 자체 보다 연주자의 태도와 역량이어서,피아노 처럼 플라멩코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악기도 호세 로메로가 연주하면 진짜 플라멩코 음악처럼 들린다. 그러나 화성을 주시하는 서양음악과 본질적으로 다른 플라멩코 음악에 오케스트라나 합창을 도입 하는것은 어울리지 않는 방식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런점을 고려 할때,단성적 본질을 지닌 플라멩코를 우리 국악과 접목시키는 것은 타당한 시도일지도 모른다.

  "노래나 연주를 하는 사람이 바자에 얽매이지 않고 음의 길이를 자유롭게 조절할수 있다는 점,또 노래나 연주의 즉흥적인 성격이 강하다는 점은 플라멩코와 국악의 유사점이라고 볼수 있습니다. 소리꾼은 목에서 피가 나와야 한다고 하잖아요. 플라멩코 칸테를 하는 사람들도 '입에 피가 고여야 진짜 소리가나온다'고 말합니다. 또 거문고나 북등의  국악기와 함께 공연을 시도해 보기도 했는데 반응이 아주 좋았습니다."

  플라멩코 댄서이자 라틴음악 밴드의 리드 보컬로 활동하고 있는 백운지 씨는 그때의 실험적인 시도가 갖는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나라에서 플라멩코가 아직 일반에게 충분히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살사나 탱고 등에 비해 플라멩코 공연이 많지 않은데 있다면서, 백운지씨는 이렇게 덧붙인다."댄서나 연주자들이 음향시설이나 플로어가 완벽한 공연장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습니다. 관객과 청중을 가깝게 만날수 있는 곳이라면 산속이나 바닷가나 거리으 무대 어디에서 든 공연 해야죠.제 경험으로는, 그런 공연에서 더욱 새로운 영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런 열정과 실험 정신이 오늘날 플라멩코의 새 얼굴을 그려내고 있다.







접신과 유사한 예술적 황홀경의 체험,두엔데



스페인의 안달루시아 지방을 여행할 때 코스에 반드시 들어가는 곳이 플라멩코 공연을 볼 수 있는 레스토랑이나 바인데, 그곳에 들른 여행자들은 때로 광란에 가까운 관객의 반응에 놀라곤 한다.

접시나 병을 깨거나 입고 있던 옷을 찢는 관객을 종종 볼수 있기 때문이다. 플라멩코 노래를 듣거나

춤을 바라보는 동안 음악이 '너무 강렬해서' 혹은 춤이 '너무 아름다워서' 영혼의 폭발을 체험하는

순간을 '두엔데(duende)'라고 부르는데, 이 단어는 원래 '귀신' 혹은 '매혹'이라는 뜻이다. 예술적인 아름다움에 매혹되어 접신의 경지 같은 황홀경에 빠지는 것을 두엔데라고 보면된다.



플라멩코 댄서나 연주자들은 두엔데를 '어느 순간 머리 위로 내려 꽃히는 벼락"이라고 말한다.

두엔데를 체험하는 것은 관객이나 청중뿐만 아니라 연주자나 댄서 자신들일 때도 있다.

플라멩코를 추거나 노래하는 사람이 두엔데 상태에 빠져 있을 때는 물론 관객들도 더욱 두엔데를

체험하기가 쉽다."두엔데는 맹수가 먹잇감을 덮치듯 우리를 기습한다.우리에게 상처를 입히고

고통을 주며,아무런 준비 없이 방심하고 있을때달려든다." 어느 플라멩코 가수는 그렇게 말한다.

가수의 노래나 댄서의 몸짓에 스며있는 깊은 고통과 한이 우리의 모든 감각 기관을 통해 전달될 때,

몸속에 갇혀있던 영혼이 몸 밖으로 튀어 나오는 듯한 느낌. 그것이 바로 두엔데이다. 삶에서 한번이라도 이런 체험을 해본 사람은 신비주의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엑시터시를 체험하는가를 이해하게 되며, 정신의 혹은 영혼의 힘으로 도달하는 오르가슴이  어떤 것인지를 알게 된다고 안달루시아 사람들은  말한다.



"피의 결혼"을 쓴 스페인 극작가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는, 유서 깊은 헤레스의 플라멩코 댄스

경연 대회에서 눈부시게 아름다운 젊은 댄서들을 물리치고 1위를 차지한 80세 여성의 댄서를 예로

들면서, "두엔데 상태에 빠져 춤추는 그 모습이 심사위원들을 전율시켰다"고 기록했다.



순수한 예술적 충격을 통해 체험하는 것이 원래의 두엔데지만, 이를 체험하기 위해 술이나 불면을

도구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며칠씩 잠을 제대로 못 자면 신경이 날카러워지고 감정이 폭발하기

쉬운 상태가 되는데,이런 때 플라멩코의 두엔데에 빠지면 피부 감각이 폭발하기 쉬운 상태가 되는데, 이런 플라멩코의 두엔데에 빠지면 피부 감각이 극도로 예민해지고 옴몸이 떨리면서 마치 내밀한 감정이 피부 표면으로 표출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거기에 약간의 알코올이 가세하면 플라멩코 리듬의 최면에 걸린 사람들은 입고 있던 옷을 찢고 작기 머리에 술병을 부딪혀 깨고 접시를 집어던지며,심지어는 탁자를 뒤집어엎거나 창문을 깨고 뛰어 내리기도 한다. 대중을 상대로 한 공연은 그렇지 않지만 플라멩코 연주자들의 사적인 모임은 밤새도록 또는 24시간이 넘도록 계속되는 경우가 종종있어, 그곳에서 집단적인 두엔데의 광경이 벌어지는 일이 흔하다.



록이나 재즈 같은 장르에서도 비슷하게 체험할 수있는 이런 두엔데가 플라멩코에서 빠질수 없는

요소로 자리잡게 된 데는 독특한 역사적 배경이 작용했다. 플라멩코 역사초기에 거리에서 공연으로

돈을 벌 때는 집시들도 스페인 음악과 춤의 스타일에 자신들을 맞추려고 애썼다. 집시특유의 억양을 지우진 못했지만 그들은 스페인 노래들은 불렀다.그러나 집시에 대한 스페인 사람들의 멸시와 탄압이 극에 달하면서 이들은 공공장소에서 연주를 할 수없게 되었고,그래서 가적과 친척들끼리만 플라멩코를 연주하게 된 이들은 교육받은 유럽연주자들의 규범을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유럽식 미학을 거부했다.

그때문에 거칠고 쥐어짜는 듯한 목소리로 감정을 실어 노래하는 집시 스타일이 인정을 받게 되었고, 이처럼 음악의 형식과 규범보다 감정과 즉흥성을 중시하다 보니 무엇 보다도 두엔데에 큰 가치를 두게 된 것이다.



"나는 사람들이 귀기울여 주기를 바라며 노래하지도 않고, 내 목소리를 자랑하기 위해 노래하는

것도 아니다" 라는 플라멩코 가수 안토니오 알바레스의 말은 플라멩코의 반 미학적 태도를 요약하고 있다. 플라멩코는 누구도 무심할 수 있게 내버려 두지 않는다. 매혹시키거나, 그게 아니면 협오하게 만든다.







'집시 스타일'과 '스페인 스타일'로 나뉘어



스페인 카를로스 사우라 감독이 1983년에 만든 영화 '카르멘'은 플라멩코를 위한 영화다 플라멩코 '바일레(춤)'의 거장 안토니오 가데스와 프라멩코 기타의 신화 파코데 루시아가 출현한 이영화는 그 현란한 색채와 춤이 눈을 사로 잡고 절절한 음악과 충격적인 결말이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는 작품이었다. 특히 안토니오 가데스의 춤이 보여주는 에너지와 덜도 기품은 여러 아름다운 여성 댄서들이 보여준 화려한 춤을 잊게 할 정도로 인상 적이었다. 플라멩코는 남녀가 손을 맞잡고 추는 커플 댄스가 아니면서도 여성과 남성의 동작에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 여성에게는 손목을 돌리는 방향이나 어깨 혹은 골반의 움직임등이 비교적 자유 로운 반면에 남성에게는 동작의 규범이 철저한 편이다.(ㅠ;)



플라멩코 댄서이면서 제자들을 가르치는 마르티네스 데 라 페냐는 "플라멩코 춤의 이론과 실제"

라는 저서에서 이렇게 말한다. "플라멩코는 내면을 향하는 춤이다. 댄서는 대개 무대 전체를 쓰지 않고 비교적 한정된 공간 내에서 춤을 추며, 관객의 눈을 서로잡는 도약을 보여주지도 않고, 동작들은 대체로 위가 아니라 아래를 향한다" 이 점에서 플라멩코는 '외향적이며 주로 위를 향한 움직임을 보여 주는 ' 유럽의 전통적인 댄스 들과는 근본적인 차이를 보인다. 뿐만아니라 플라멩코는 '추상적인' 춤이다. 유럽 댄스들이 대체로 어떤 줄거리나 상황을 묘사하고 표현하는 데 비해 플라멩코 댄서가 표현 하는 것은 오로지 자신의 감정이며 , 무엇 보다도 중요한 것은 즉흥적인 표현의 능력이다. 그러나 물론 즉흥적인 표현으로 나아가기 전해 배워야할 기본기가 있다. 팔을 움직이고 발을 구르는 기본동작을 제대로 배우지 않으면, 그리고 박자를 철두철미하게 익혀서 지키지 않으면 결코 즉흥의 기교로 넘어갈 수 없다.



  플라멩코의 '바일레'에는 크게 나누어 두가지 흐름이 있다. 하나는 집시들의 전통을 따르는 '히타노 플라멩코'이며 다른 하나는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의 민속무용과 결합된'안달루시아 플라멩코'. 집시 스타일은 삶의 에너지를 폭발시키는 듯한 정열적인 리듬과 발구르기,동작의 갑작스런 변환,기분에 따른 즉흥적인 표현등을 특징으로 하며,안달루시아 스타일은 여유 있고 조화로운 동작,정확하게 짜여진 순서,맵시있고 세련된 자세를 중시한다. 강렬하고 원초적인 집시 스타일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예술적으로 잘다듬어진  안달루시아 스타일을 선호하는 관객들도 있다. 그러나 플라멩코의 원류는 역시 집시들의 춤이다. 이제 겨우 걸음마를 배운 아기가 플라멩코의 칸테(노래)에 맞춰 손뼈을 치는 어른들의 리듬을 타고 춤을 춘다. 그것이 집시다. 플라멩코는 원래 무용학교에서 가르치는 정형화된 춤이 아니라 집시들이 '핏속을 흐르는 춤'인 것이다. 그러므로 플라멩코의 바일레에서 중요한 것은 배우는 테크닉 보다는 타고난 기질이다.



스페인의 바깥에서 플라멩코를 바라보는 사람들은 플라멩코의 기본이 '춤'이라고 생각한다.외국 관광객들이 안달루시아 지방을 여행하면서 세비아 같은 도시에서 가장보고 싶어 하는것은 물방울 무늬나 꽃무늬가 요란한 플라멩코 의상과 그런 의상을 입은 댄서들의 춤이다. 외국인 들은 '플라멩코를 배운다' 는 말은 당연히 그춤을 배운다는 의미로 이해할뿐, 그 말이 노래나 기타 반주를 배운다는 뜻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그러나 플라멩코의 본고장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플라멩코의 페스티발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은 노래이며,그 다음은 기타연주. 춤은 오히려 보조적인 역할에 지나지 않는다.

그처럼 스페인의 안과 밖에서 그 중요도에 차이가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원래 플라멩코는 깊고 격렬한 감정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태어난 것이지 엔터테이먼트를 위해 만들어진 예술이 아니다. 기타와 춤은 플라멩코가 무대 예술 혹은 상업 예술로 발전 하면서  필요에 의해 중요도가 높아진 부분인 것이다. 그러나 플라멩코를 연구하는 학자들 가운데는 그 이유를 '성 차별'에서 찾기도 한다. 초기에 춤은 주로 여자들이 추었고 노래는 남자들이 불렀기 때문에 여성들의 역할에 비중을 적게 둔것이라는 주장이다.무엇이 더 중요하든,이 춤이 한없는 깊이와 열정이 우리를 매혹하는 것은 분명하다.







가난한 집시 연주자들을 위한 플라멩코 기타



"근대 연주회용 기타의 아버지"로 불리는 안토니오 토레스는 1860년경에 플라멩코 기타를 개발해 선보였는데, 갑싱 비싸지 않으면서 운반하기에 가볍고 편리한 악기를 만드는 것이 그의 의도였다. 플라멩코 기타는 일반적인 클래식 기타와는 몇기지 다른 점이 있다. 클래식 기타에 주로 사용하는 마호가니 대신 플라멩코 기타의 바닥과 측면에는 스페인 삼나무가 쓰인다.그리고 웟 덮게 부분에는 전나무를 사용한다. 또 클래식 기타,즉 일반 연주회용 기타에 비해 플라멩코 기타는 무게도 가볍고 크기도 작은 편이다.



이런 차이점들은 가격을 낮추기 위한 전략으로,플라멩코 기타를 구입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가난한 집시들이었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



그밖에 손톱을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한 기술적 장치 라든가 현이 촘촘 하게 놓였다든가 하는 차이점은 플라멩코 기타의 테크닉과 관련이 있다.

조용한 환경에서 독주 하는데 쓰이는 클래식 기타와는 달리

프라멩코 기타는 칸테(노래)와 캐스터내츠 연주,손뼉치는 소리,발구르는 소리 등을 뚫고 자신의 존재를 알릴 수 있을 만큼 날카롭고 선명한 소리를 내야 하기 때문에,도특한 구조와 연주법이 요구된다.



  16~17세기에도 히타노들은 대중앞에서 때때로 기타를 연주 했다.그러나 집안 잔치에서 플라멩코를 노래하고 춤출때는 기타보다는 탬버린이나 북같은 단순한 타악기가 주로 쓰였다. 기타처럼 굳이 돈드는 악기를 장만할 필요가 없어서 였다.  하지만 플라멩코가 더이상 가족잔치가 아닌 대중을 위한 무대예술로 발돋움하면서 기타의 역할이 새롭게 중요해 졌다. 플라멩코의 세가지 요소인 노래,기타,춤 가운데 기타는 언뜻 보기에 가장 비중이 낮아보 일수 있지만,플라멩코가 상업화되면서 부터는 춤을 위한 반주의 역할뿐만 아니라 차츰 무대에서 독주 악기 역할을 하게 되었는데,기량이 뛰어난 기타리스트들의 독주를 청중이 듣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시를 고향 안달루시아의 민속 멜로디와 리듬에 담아냈던 시인 페데리코 가르시아가 말했듯이

"플라멩코 기타는 아랍스타일의 플라멩코 칸테를 유럽 스타일로 바꾸어 놓았다" 그러나 아랍 문화의 색채가 강한  칸테의 영향으로 기타 음악 역시 달라졌다. 결국 칸테와 기타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서로에게 적응하게 된것이다.



플라멩코 역사에 최초로 등장하는 기타리스트는 그의 진짜이름이 무엇인 지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신화적인 연주자 '엘 플라네타'.19세기의 탁월한 플라멩코 기타리스트 호세 파티뇨 곤살레스는 최초의 솔로 리스트로 상업적인 무대에 진출한 인물이다. 이시기의 기타리스트 중에는 기타 뿐만아니라 칸테,춤 모두에 재능을 가진 연주자도 많았다. 20세기 최고의 기타리스트로 꼽히는 인물은 파코 데 루시아. 그는 플라멩코 전통에 충실한 동시에 다양한 장르의 작곡가,연주자들과 함께 갖가지 작업을 시도하는

즉흥적인 연주의 달인이다. 또 플라멩코를 '가지가 무성한 나무'라고 자칭하는 기타리스트 마놀로 산루카는 '플라멩코 음악과 실내악의 접목'을 그 가지중의 하나로 보고,1987년에 그런 시도를 통해 그의 표현대로 "플라멩코에 새로운 문을 열어 주었다"



과거의 플라멩코 기타리스트 대부분은  음악 교육을 받은 일이 전혀없고 악보도 볼줄 몰랐다.어느 기타리스트가 바흐의 '프렐류드'를 듣고 그 멜로디를 플라멩커 기타로 즉석에서 바꿔 연주하다가, 그 음악이 바흐의 작품이라고 누군가 말하는 것을 듣자"바흐가 누군데요?" 라고 물었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 이런 플라멩코 기타의 거장들도 최고의 경지에 달하기 까지 일반 클래식 기타의 연주자처럼 날마다 여러시간 고된 연습을 했을까? 물론 그들 역시 어머니 뱃속에서 부터 기타를 끌어 안고 세상에 나온 것은 아니니 당연히 피나는 훈련을 쌓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이런 질문에 다음과 같이 대답 한다.



   "기타 연주는 삶의 일부분입니다. 웃고 울고 말하는 것과 다를 게없어요.

    그러니 기타가 없다면 삶도 끝나는 거죠"







인간의 본성과 열정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플라멩코 칸테'



플라멩코 가수들이 노래할 때 내는 목소리를 흔히 '짜내는 목소리'라고 부른다. 거칠고 쉰듯하면서도

힘이 넘치는 그목소리는 때로 "심청전"의 한대목을 부르는 판소리 명창의 음색을 연상시킨다. 유럽식미적 기준으로는 전혀 아름답다고 할수없는 목소리이지만,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아랍문화권,그리고 히타노(스페인 집시)들에게는 이런 목소리가 각별한 예술적 가치를 지닌다.그래서 플라멩코 가수에게는

타고난 미성이 오히려 장해가 된다고  말한다.'오페라 플라멩코' 같은 특정한 장르에서는 유럽식의 오페라 가창법의 따른 맑고 고운 목소리를 선호 하지만,히타노의 전통적인 플라멩코 가창에는 거칠고 깊은 소리가 어울리기 때문이다. 이런 목소리를 최고로 치는 이유는 플라멩코 칸테(노래)의 전형적인 내용과도 관련이 있다. 부모나 형제의 죽음,연인과의 이별같은 소재가 인간의 본성과 열정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방식으로 표현 되기 때문이다.



'그대가 나를 떠난다고 원망하는게 아니라

내 혈관에서 피를 송두리째 꺼내가니 그대를 원망하는 것입니다.'

이별을 마치 육체의 죽음처럼 여기며,무정하게 떠나가는 연인에게 이렇게 처절한 감정을 토로 하고 있는데,여기에 청아한 목소리가 가당키나 하겠는가.

'어두운밤 새벽 두시에

사랑하는 어머니를 소리쳐 불렀네

그러나 어머니는 대답이 없었다네'

바야흐로 곡이라도 터져나와야 할 듯한 이런 섬뜩하고 갑작스런 죽음의 순간 역시,오페라 스타일의미성으로 노래할 분위기는 아닌 것이다.



위의 노래에서 프라멩코 가수는 '어두운 밤'이라는 가사를 노래하기 '아이ai~'라는 뜻없는 말귀로 노래를 시작한다 박자를 맞추기 위한 목적 또는 흥이나 설움을 돋우기 위한 목적의 이런 추임새는 노래 맨 앞,끝,중간 등 어디든 쓸수 있을며 이를 '랄리아스'라고 부른다.

  플라멩코를 연구하는 많은 학자들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플라멩코 칸테의 형식을 분류했다.  칸테의 종류는 모두 50여가지이며(14가지 혹은 38가지로 나누기도 한다),1963년에 리카르도 몰리나가

분류한 칸테의 유형을 보면 1)토나,시기리아,솔레아등 히타노 전통적인 리듬을 지닌 '기본 유형', 2)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의 민속음악인 판당고와 이에서 파생된 유형, 3)위의 두가지 유형에 속하지 않는  다양한 다른 유형으로 나뉘어 있다.

  

스페인 문화와 크게 섞이지 않은 히타노의 전통적인 리듬을 '기본 유형'이라고 이름 붙인 것을

보면, 스페인 민속음악 보다 히타노 음악을 우위에 두려는 의도가 느껴진다.원래 1번에 속하는

음악들은 아랍 지역의 전통적인 리듬이기도 하며 12박자를 기본으로 한다.

그리고 2번은 2박자 혹은 3박자를 기본으로 유럽음악의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다.

볼레로나 말라게냐 같은 음악도 이 판당고에서 파생된 것이다.

  이런 분류 외에 '자유로운 리듬'과 '전형적인 리듬'으로 카테의 유형을 분류할수도 있다.가사와 멜로디가 느리게 흐르며 음절 대 음정으로 정확하게 맞아떨어지지 않고어슷하게 비껴가는것을 '자유로운 리듬'이라 부르고, 한음정에 가사의 음절 하나가 명료하게 떨어지는  것을 '정형적인 리듬'이라 부르는데, 크게 보면 전자는 히타노 스타일이고 후자는 유럽식 음악이라 할수있다.



  플라멩코의 세가지 구성요소는 칸테,기타 반주, 춤. 그러나 이가운 데 가장 중요 한것이 칸테다. 노래보다는 기타의 연주 비중이 휠씬 높다고 흔히 생각 하지만,플라멩코에서 가장 중요 한 것은 집시들이 이 형식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내용' 이기 때문이다. 안토니오 마이레나,페페 마르체나,니냐 데라 푸에블라 등 플라밍코 칸테의 수많은 거장들에게 요구되었던 것은 무엇 보다도 '청중을 무아지경으로 이끌어 가는 호소력'과  '자신 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내는 독창성'이었다.







무대 예술로 상업화되면서 국제적 예술로 발전하다



플라멩꼬의 본격적인 역사는 1850년경 '카페 칸탄테'의 출현과 함께 시작된다. '카페 칸칸테'란  글자그대로 옮기면 '노래 부르는 카페'라는 뜻이지만 스페인에서는 노래, 춤,연극,악극,등의 버라이어티쇼를

보여주는 유흥주점,즉 영화"시카고"에 나오는 '극장식 카바레'같은 업소를 가리킨다. 스페인 안달루시아지방 집시(히타노)들은 가족과 친척 또는 친지들 끼리 사적인 모임과 행사를  통해 자신 들의 음악과 춤인  플라멩코를 오랜 세월에 걸쳐 꾸준히 발전 시키고 계승해 왔다. 업소에서 플라멩코가 연주된다 하더라도 그저 작은 선술집 정도 였다, 그런데 19세기 중반 부터 몇몇 댄스 스쿨에서 연극과 춤과 음악을 종합한 댄스 시어티 형식을 개발하면서 이들의 공연 프로 그램에 플라멩코가 올라 가기 시작 했고, 이처럼 일반인들이 무대 예술로 접할수 있게 되면서 플라 멩코는 발전의 전기를 맞이한다 .



'로스 룸바르도스','엘 아레날','카페 세비아노' 등 세비아 에서 속속 문을 연 이런 '카페 칸탄테'들은  물론 플라멩코 만을 위한 극장은 아니었다. 그런 데도 바로 이런 '카페 칸탄테의 인기가 플라밍고의 역사를 바꿔놓았다. 탄생 결혼 장례등 집안의 경조사 때 잔치 또는 제레의 형식으로 이루어졌던 플라멩코 춤과 음악이 무대 공연 물로 바뀌고 상업화되면서부터, 다양한 청중의 기호와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복잡하고 셈세한 예술적 기교를 구사하게 되었던 것이다. 1880년쯤 부터 이런 업소들은 한결같이 상업을 이루었고,이무렵엔 이미 안달루시아 중심 도시인 세비아 뿐만 아니라 카디스,헤레스,말가라,그라나다,마드리드,바로셀로나에까지 이런 극장식의 카바레가 생겨 났다.



이런 변화와 더불어 플라메코가 예술적으로 다듬어지는 발전적인 효과도 있었지만, 히타노 예술의 기본 성격이 변질 되는 문제점도 생겨 났다. 1881년 당대 최고의 플라멩코 가수였던 안토니오 마차도는

가창법의 변질을 두고 다은과 같이 경고 했다.

" 얼마 안가 카페 칸탄테가 히타노의 가창법을 완전히 파괴할 것이다.

카페칸탄 테로 옮겨가면서 히타노의 음악은 안달루시화되었고 오늘날 세상에서 '플라멩코'라고 부르는 것으로 변해갔다"

실제로 플라멩코에 안달루시아적인 요소가 침투했고,스페인 문화라 할수있는 새로운 레퍼터리와 혼합 되면서 플라멩코의 예술적 기준도 달라져 갔다. 원래 히타노의 노래는 가족모임을 위한 것인 만큼,

누군가 맘에 들게 부를 필요가 전혀 없었다. 노래가 좌중을 감동시키고 설득하고 가슴아프게 만들면 그것으로 충분했다. 물론 극장의 오는 관객들도 대개는 '내장에서부터 끌어 올리는 듯한 ' 플라멩코 가창을 좋아했지만 이런 노래가 귀에 충분히 훈련되지 않은 초보 청중은 거칠고 쉰 목소리에 거부감을 느 꼈고,그때문에 이탈리아 오페라에서 사용하는 '벨칸토(아름답고 맑은 목소리를 내는 가창법)'가 히타노의 원래 발성법에 섞여 들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20세기로 접어든 뒤 플라멩코에는 또한 번의 큰변화가 있었다. 노래와 기타 반주와 춤이 한데 어우러졌던 소집단 예술 형식에서 벗어나, 플라멩코 가수가 솔로로 데뷔하는 '스타'체제가 시작된 것이다.

1918 년,15세 소년 페페 마르체나는 이런 변화의 선두주자로 엄청난 상업적 성공을 거두었다. 히타노 레퍼터리를 멀리하고 안달루시아 민속음악을 채택하면서 '악극 형식의 플라멩코'를 개발한 안토니오차콘 역시 라틴 아메리카에 진출해 대단한  인기를 누렸다.



1936년에 스페인 내전이 시작되면서 플라멩코는 찬서리를 맞는다. 저항적인 텍스트와 못짓때문에

프랑코 정권의 압력을 받으면서 플라멩코는 이때 통속적인 대중가요 스타일로 방향을 돌리기도 했다.

그러나 1960년대 부터 플라멩코의 예술적 발전을 후원하는 애호가 클럽이 계속 생겨 나면서

플라멩코 학술 연구 센터가 설립되고 국제학술대회, 페스티벌 등이 꾸준히 열려, 소수민족의 예술 플라멩코는 세계인이 인정하고 사랑하는 예술분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출처- "춤에 빠져들다" 이용숙 저,열대림 출판
Comment '5'
  • 쏠레아 2006.12.15 08:58 (*.255.17.181)
    저도 플라멩코가 우리 민속악과 많이 닮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 음악도 박자가 조금 복잡하지요.
    깐떼의 창법도 유사하고, 추임새를 사용하는 것까지 말입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점은 '恨'입니다.
    한이 서린 음악이 꼭 아름답지는 않을지라도...
  • 쏠레아 2006.12.15 09:04 (*.255.17.181)
    참고로 윗 글이나 플라멩코 곡 이름에 Gitano(히따노)라는 단어가 자주 나오는데,
    집시를 집시말로 히따노라 부릅니다.
    Guitar를 뜻하는 것이 아니지요. 저도 처음에 헷갈렸다는...
    Guitar는 Toque(또께)라고 합니다. ^^
  • 1000식 2006.12.15 10:27 (*.197.154.10)
    무척 유익한 내용입니다.
    감사합니다.
  • 아드미라 2006.12.15 10:33 (*.160.177.164)
    면벽님 이런글을 온제 올리고 가셨습네까?^^ㅋ

    사실.. 저는 플라멩코의 반쪽도 아닌 반의 반쪽에 매료되었거나..
    플라멩코의 아주 작은 부분을 보고 배우고자 하는지도 모릅니다. 정확히 플라멩코 기타죠..

    이런 글을 읽으면 사실 많이 부끄러워 집니다..
    문화를 이해하고.. 가슴으로 느끼고 기타를 배워야 하는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 말이죠...
    단지 오른손의 화려함과 아포얀도의 빠른속주 그리고 아주 다양한 리듬에 목말라 있던 저에게..
    플라멩코 기타는 새로운 눈높이를 제시해 주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저에겐 사실 플라멩코 문화..춤..노래..역사.. 집시와 같은 단어들은 아주 생소하듯 다가옵니다.
    플라멩코 기타도 겨우 라스게아도 정도만 이제 막 뗀 수준이구요..

    읽어봄으로서 머리에 담고 가슴으로 다 이해할수는 없겠지만..
    항상 가까이 두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미니봄 2007.04.24 21:36 (*.211.245.158)
    ㅠㅠ누가 휘몰이 장단의 구음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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